전시제목ㅣ Laborers need not apply: 반복노동대행서비스
장소ㅣ대구예술발전소 제2전시실
기간ㅣ2016. 3. 4 - 5. 8
오프닝 퍼포먼스 <Useful service> 박현미 2016. 3. 4 오후 6시
2015년은 그 어느 때보다 경차를 타고 전국을 누빈 해가 되었다. 지방 국도와 고속도로를 오가며 눈에 띈 것이 있는데 바로 ‘로봇 신호수’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하루 종일 두 팔에 깃발을 쥐고 상하로 왔다 갔다 하거나 한 팔로 경광봉을 휘두르고 있었는데,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사람의 형상이라 땅거미 지는 늦은 오후에 보고 있으면 측은한 마음까지 들다가도, 앙상한 각 파이프 뼈대에 허수아비처럼 옷을 두르고 무표정 마네킹 얼굴을 한 채 기어드 저속 모터를 장착한 로-테크 로봇의 모습이 식별되는 순간 안도의 한숨과 함께 ‘가성비 한번 좋네’ 하는 볼멘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이후 만나는 톨게이트 징수원, 휴게소 마트 계산원 등을 보면서, 하이패스와 무인 계산대의 사용이 확장되면 저분들도 곧 '로봇 마네킹'으로 대체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현대에 들어와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서서히 허물어지기 시작하며, '노동 소외 현상'이 발생했다. 산업화 이후 기술의 발전은 현대인을 점점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위의 '기계'로 전락시키고 있다. 기계는 점점 인간을 닮아가고 인간은 자신의 신체 일부를 기계로써 확장하기를 원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하이패스가 생기면서 요금 징수원의 일자리도 줄었다. (물론 톨게이트만의 일은 아니다.)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시점에 일자리를 동반하지 않은 기술 발전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를 생각하게 한다. 어찌 보면 우리는 이미 그들을 그리고 서로를 ‘로봇 마네킹’화 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이 시대의 인간상은 무엇인가? "첨단 기술을 통해 인간은 정말 윤택한 삶을 살아가게 되는 걸까" "맡은 바 근성 있게 열심히 일하면 좀 더 나은 삶이 찾을 수 있을까" 일반 사람과는 달리 쉬지 않고도 하루 종일 팔을 흔들 수 있는 저‘불완전한 인간'을 바라보며,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 것 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과 소통하고자 한다.
CGS홈쇼핑 방송_단채널 영상_00:12:07_2016
반복노동대행서비스_전시장 스케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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