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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근성_K-Alcohol_낙동강물, 물통, 역삼투합 정수기, 발견된 오브제_2016
천근성_K-Alcohol_낙동강물, 물통, 역삼투합 정수기, 발견
천근성_K-Alcohol_낙동강물, 물통, 역삼투합 정수기, 발견
천근성_K-Alcohol_낙동강물, 물통, 역삼투합 정수기, 발견
천근성_K-Alcohol_낙동강물, 물통, 역삼투합 정수기, 발견
시사단 앞 녹조 풍경
녹조
시사단 앞 녹조
수질검사
1단계_안동채집 자갈
2단계_활성탄
3단계_국내산 참숯
4단계_믿음(맑아져라)
5단계_이태리타월(때밀이)
6단계_한지
7단계_안동채집 모래
8단계_할머니의수제수세미
9단계_항아리
낙동강칵테일포스터

전시제목ㅣK-를 찾아서

장소ㅣ 안동예술의 전당

기간ㅣ 2016. 10. 27 ~ 11. 27

 

K-Alcohol_낙동강물, 물통, 역삼투합 정수기, 발견된 오브제_2016

대동강 미림의 물을 사용한 대동강 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유통이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대동강 맥주를 맛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지난 8월에는 평양에서 ‘대동강 맥주축제’를 개최하며 대대적으로 외국인 관광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에 자극받은 한국 정부는 한국과학융복합에너지창조경제연구소의 연구소장 천박사에게 낙동강물을 이용한 관광상품 개발 지시를 내린다. 천박사는 한국 문화를 전파와 더불어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물이 풍부한 안동호 낙동강 물로 만든 칵테일 개발에 앞장서게 된다. 

 

   천근성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을 염원하며, 만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순환함을 자신의 작업을 통해 느끼고 실천하는 작가이다. 평소 생태환경에 관심을 갖고 있는 그는 도산서원 시사단 부근에 광범위하게 형성된 녹조를 주시한다. <K-Alcohol>은 한국 정부로부터 낙동강 물(K-water)을 이용한 관광 상품 개발을 지시받는다는 가상의 시나리오 하에 전개되며, 작가는 한국문화의 전파와 지역경제 활성화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낙동강 물로 만든 칵테일 개발에 앞장서는 천박사 역할로 분한다. 한국적 오브제들을 정수기 필터로 사용하여 오염된 물을 정수하여 K를 추출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다시 혼합물인 ‘낙동강칵테일이’란 지역 관광 상품으로 되돌아온다. 이를 통해 작가는 전통의 보존과 세계화 사이에서 부유하고 있는 K의 의미를 되새긴다.

K- 를 찾아서

분명 문화라는 것은 산업과 연결 지을 수 없는 문화 그 자체만의 토지가 있다. 즉, 원하는 것과 제공되는 것이 반드시 일치해야 돌아가는 톱니바퀴에 속하지 않는, 그 자신 만의 고유한 영역을 말하는 것이다. 허나 문화와 산업, 문화와 관광이 혼용되어 정체를 잃어버린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문화는 자본과 산업의 거대한 틀 속에서 돌아가는 하나의 톱니바퀴가 되어버렸다.

이 전시는 최근 일명 K라는 이니셜로 대표되는 한국의 문화현상에 관한 네 작가의 의문에서 시작한다. K-Pop, K-Brand, K-Food, K-Meal, K-Culture, K-Sports, K-Spirit등 모든 단어 앞에 자리한 대문자 K는 한국을 영어로 표기한 Korea의 약자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줄어든 글자 수 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공백은 무엇 때문인가? K-Pop으로 시작된 한국문화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그 어느 때 보다 뜨겁다. 하지만 K라는 옷을 입고 만방에 소개되는 우리의 문화를 볼 때, 뿌듯함 이면에 번져오는 낯 뜨거움을 우리는 무엇이라 설명할 수 있을까. 혹시 K란 존재하지 않거나, 그저 일회용 우산이나, 분갈이 화분과 같은 것은 아닐까? 혹은 K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어떤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안일함과 무심함 속에 던져지는 폭력과 같이 K는 그 주체인 자신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그저 증식되며 폭주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여기 K를 향한 질문을 품은 네 명의 작가들은 한국의 K-City, 안동이라는 토양에서 K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작가들은 전시를 준비하는 한 달여간의 시간 동안 안동 곳곳을 누비며 K의 흔적을 추적해왔다. 경상도의 물 허리 낙동강 기슭에서, 자그마한 아이들이 떠나버린 시골의 폐교에서, 안동을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의 배낭에서, 흙먼지 가득한 현관 매트 위에서 그들은 K의 희미한 흔적을, 거대한 톱니바퀴 속에서도 감춰질 수 없었던 K의 토양을 말하려 한다. 그리고 네 작가들의 이러한 시도가 소비와 생산의 흐름에 유순히 순행할 수 없는 문화를 향한, 거울과 같이 문화 이면에 비춰지는 우리 자신을 향해 던지는 또 하나의 질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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