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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제목ㅣ 한독국제교류전 Ssar mola?(독일), 잔해 트랜스미션(한국)

장르ㅣ 장소특정적예술 (조각, 사진, 퍼포먼스)

전시 장소ㅣ 독일 자브리켄 HBK, 서울 문래예술공장 스튜디오 M30

전시 기간ㅣ 2014. 6. 27 - 6.29(독일), 2014. 10. 7 - 10. 23(한국)

주관ㅣ정다방 프로젝트, 자르조형예술대학
후원ㅣ한국문화예술위원회

 

 

 독일 푈클링겐에는 한때 서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제철소가 있다. 과거의 위상일 뿐이긴 하지만 푈클링겐 제철소의 존재감은 여전히 대단하다. 지금은 차갑게 녹이 슬어버린 제철소의 용광로들을 보고 있노라면, 쉬지 않고 연기가 치솟았을 높은 굴뚝, 뜨거운 쇳물이 흐르는 대형 용광로 6대, 그리고 자그마치 1만 7천여명이나 되던 노동자들의 움직임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아가던 제철소 안 그들의 열띤 삶의 현장을 상상할 수 있다.

그 노동자들이 생산해낸 제품들은 (애석하게도) 대부분이 독일 전쟁을 위한 군수품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군 철모의 90% 이상이 이 제철소에서 생산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이탈리아 등지에서 온 수 천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노동력을 착취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때의 수많은 노동자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지금은 사라져버린 과거의 영광. 노동자들이 떠나고 난 제철소에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녹이 슬어 붉게 변해버린 철제 지붕과 굴뚝, 복잡한 구조의 계단과 사다리들뿐이다. 거대한 잿빛 구조물이 되어버린 제철소의 위용을 그나마 지켜주는 것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는 명패일 것이다. 

제철소 주변에서 모든 역사를 함께 해온 오래된 철 오브제들을 채집하였다. 노동자들이 떠난 후 제철소와 함께 100여년을 늙어온 녹슨 쇳조각들. 이미 사라졌지만 그 역사의 주역이었던 노동자들도 세계문화유산으로 되돌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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